[사진=박대한 기자]
[사진=박대한 기자]

[아시아에이=박대한 기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자산운용의 형태가 아닌 그룹의 핵심 거대 회사를 '지배'하는 이례적인 사정이다. 현재와 같은 '비정상의 일상화'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700만 삼성 주주 지킴이법 삼성생명법 토론회'가 진행했다. 지난 8년간 계속해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한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결과,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에 삼성생명법이 상정됐다.

소위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시가 기준으로 자산운용비율을 산정하는 방식과 자산운용비율을 초과하는 주식에 관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을 골자로 한다.

현재 국내 은행법과 자본시장법 등은 투자대상의 지분 규제에 대해 시가평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법만이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한다.

이는 '보험업 감독규정'이 총자산은 시가로 하되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 또는 채권은 취득원가로 계산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법령 및 국제 금융환경이 시가평가를 표준으로 보고 있으나 보험사는 취득원가로 계산되고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보험업법의 취득원가 규정에 관해 "한 기업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왜곡된 구조를 지탱하는 왜곡된 정책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삼성생명법 토론회]
[사진=삼성생명법 토론회]

최근 삼성생명은 한국회계기준원에 내년에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삼성전자 지분을 자본으로 분류해도 되는지 문의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평가차익 중 일부는 자본으로 일부는 유배당 계약자 배당을 위한 부채로 계리 중이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 없으므로, 계약자 이익 배당 가능성도 없는 것"이라며 "평가차익 일부를 부채로 계리할 필요성이 없다"는 함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법은 오랜 시간 논의된 만큼 찬반양론이 존재한다. 특히 삼성전자를 대체할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량 자산을 대규모로 매각하는 것은 삼성생명계약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사진=박대한 기자]

다만 전 교수는 "자산 운용 차원에서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에 삼성생명 총투자자산의 상당 부분이 집중돼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보험사가 자산운용 시 투자대상을 분산해 보수적으로 운영하며 보험사의 건전성을 보존하는 취지와 맞닿아 있다.

뒤이은 토론에 참여한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는 "대규모지분이 시장에 나올 때, 소액 주주 피해뿐만 아니라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사회적 논의에 따라 주식 매각의 범위와 속도를 일부 조절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가 의견을 개진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해 "보험업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개정안이다"며 "출자구조 규제의 목표는 기업집단이 특정 사업 중심으로 스스로 재편하도록 유도하면서 산업 차원 경쟁을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총수일가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결과로서 이윤을 획득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식으로는 이익을 취할 수 없도록 하는 유인책"이라며 "한국 재벌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국정감사 증인신문과정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지분과 관련해 단계적이고 자발적인 해소를 주문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아시아에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